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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기악음악 2 동시대인들은 이 시대의 악기 타입을 구별하기 위해서 'haut(high)'와 'bas(low)'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것은 음높이나 음색에 관련되는 것이 아니고 음량volume과 관계되는 말로, '큰 소리'와 '작은 소리'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사냥이나 전쟁, 야외에서의 행사에는 트럼펫, 숌, 봉바르드, 색버트와 타악기들 같은 '큰 소리' 악기들이 사용되었다. 세밀화들은 사냥꾼이 동물의 뿔로 만든 작은 호른을 불고 있거나, 전쟁 장면에서 트럼펫을 불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또한 문헌들을 통해서, 왕이나 영주들이 다른 도시로 입성하는 행렬음악으로, 대관식이나 결혼 같은 기념식에서, 또는 전령관의 도착을 알릴 떄 트럼펫과 드럼 등의 '큰 소리' 악기들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에서도 그.. 2023. 5. 31.
중세의 기악음악 1 중세의 기악음악은 악보로 보존된 것이 극히 소수이며 악기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당시의 세밀화, 회화, 조각이나 연회, 축제 그리고 궁정에서의 여흥 등에 대한 묘사, 서ㅏㄹ, 시들을 통해서 악기들이 사회의 각 계층에서 음악적 삶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악기들로만 연주된 상당량의 음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세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소리의 악기들이 있었다. 이 시기의 악기는 완전히 수공품이었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악기라도 규격화되지 않아 현의 수, 크기, 모양 등이 지역에 따라 달랐다. 관악기로는 플루트, 리코더, 숌shawm(현대의 오보에 같은 리드 악기), 코넷cornet(트럼펫과 비슷한 악기), 부이진buisine(나팔꽃 모양의 벨을 가진 길.. 2023. 5. 31.
이탈리아의 트레첸토와 데카메론 14세기 프랑스에서 아르스 노바라는 새로운 음악양식이 유행하는 동안, 이탈리아에서도 중요한 음악적 발전이 있었고, 이 시대의 이탈리아 음악을 트레첸토trecento라고 부른다. 트레첸토는 1300년대, 즉 14세기를 의미하는 'mille trecento'를 줄인 말이다. 14세기의 프랑스 음악이 오랜 발전의 결과인 것에 반해, 이탈리아의 경우 1300년 이전의 단성음악으로부터 트레첸토 다성음악으로의 진화과정은 완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당시 이탈리아는 중앙집권화의 경향이 점점 증대되는 프랑스와는 달리 다수의 도시국가들과 공화국들로 나뉘어져 있었고, 각기 독립된 주권을 가지고 있었다. 이중에서도 가장 진보적이었던 볼로냐, 파두아, 모데나, 밀라노 같은 북부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은 동방 무역의 번성으로 탄탄.. 2023. 5. 31.
아르스 노바와 최후의 음유시인, 기욤 드 마쇼 2 14세기에 와서 첫 대작곡가라고 할 수 있는 음악가는 시인으로도 국제적인 명성을 떨쳤던 기욤 드 마쇼Guillaume de Machaut(1300경~77)이다. 그는 프랑스의 북부지방에 위치한 랭스Reims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성직자가 되었고, 당시 대부분의 성직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왕(룩셈부르크에 거주하던 보헤미아 왕 요한)을 섬기는 비서관으로 20대 초반부터 20년이 넘도록 룩셈부르크에 거주하면서, 유럽의 많은 도시를 왕과 함께 여행하면서 보냈다. 마쇼는 1346년 왕이 전사한 후, 프랑스로 돌아와 프랑스의 왕족들을 모시게 되었고, 노년에는 자신의 고향인 랭스에 살면서 교회 요직을 맡았다. 프랑스의 여러 귀족들을 위해서 모테트, 다성 미사곡, 기악음악과 세속노래 등, 당시의 유행하고 있는 모든 음.. 2023. 5. 31.